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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미래 – 퍼스널 TV

[요약] TV 스크린을 벗어난 TV의 미래는 모바일TV에 있는 것이 아니고 퍼스널TV에 있음. 아이패드 정도의 타블렛이 이 퍼스널TV 영역의 중요한 폼팩터가 될 것임.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새해 인사드립니다.
요즘처럼 미래 TV에 대한 얘기가 풍성하게 나오는 때가 또 있었나 싶습니다. (실은 한 3-4년 주기설?… -_-;)
미래 TV의 모습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의 방향이 있습니다. 첫째는 TV라는 빅 스크린 자체에 대한 진화 방향이고, 둘째는 스크린의 이동성(소비자 관점에서 유비쿼터스)에 대한 진화 방향입니다.

첫 번째 방향성에 대해서는 스마트TV라는 컨셉이 거의 정설로 굳혀지는 모양새입니다. TV에 인터넷이 연결되고, 기존에 PC를 통해 이용하던 컨텐트와 정보를 TV 스크린을 통해 소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도대체! 왜! 굳이! TV에서?’라는 근본적인 UX적 의구심을 명쾌하게 없애주고 있는 실제적 솔루션은 여태껏 단 한 건(!)도 출현하고 있지 않다는 심각한 허점이 있습니다. 그냥 낙관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아마도 PDA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아이폰 같은 이노베이터가 스마트TV에서는 아직 출현하지 못한 것이라 결론을 내리면 되겠지요.
그러니까 이건 정말 조금 기다려보는 수밖에요. 혹 애플이나 Boxee가 하듯이 그저 비디오 배달을 잘 해주거나,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게임을 잘하게 해주는 영역만이 TV에서 바랄 수 있는 주류라고 결론이 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럼 두 번째 방향성에 대해 볼까요? 몇 년 전부터 모바일TV에 대한 얘기가 많이 되었습니다. SlingMedia같이 Place Shifting에 대한 솔루션이 굉장히 신선한 컨셉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와중에 DMB가 출시되었고, 반도체회사까지 FloTV라는 모바일TV 솔루션을 들고 나왔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DMB는 좌초 중이고, FloTV는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고 주파수는 AT&T에 매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바일TV에 대한 얘기는 진행 중입니다. 3-스크린도 모자라 N-스크린이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TV 스크린을 벗어난 다양한 스크린에서 시청자의 눈을 놓치지 않겠다는 노력이겠지요. 여하튼, PC 즉 웹을 통한 TV의 구현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너무나 일반적인 현상이니 별로 감흥이 없고, 아무래도 모바일을 통해 TV를 구현하려는 솔루션들이 주로 주목을 받게 되어 있죠.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모바일TV는 다 죽을 쓰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일단 아래 도표를 보시죠.
DMB 시청 행태 (평일)DMB 시청 행태 (토요일)DMB 시청 행태 (일요일)
이 도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매년 발표하는 MCR(Media Customer Research) 미디어통계 자료를 토대로 그래프화 한 것입니다. 2010년 자료가 있으면 좋은데, raw data가 2007년 것밖에는 없어서 일단 아쉬운 대로 사용했습니다. x축은 시간대이고, y축은 사용건수입니다. y축은 스케일이 두 가지로 되어 있습니다. 왼쪽 스케일은 TV, 케이블TV, 인터넷의 것이고, 오른쪽 스케일이 DMB의 것입니다. DMB의 발생 건수가 너무 작아서 비교를 위해 분리했습니다. DMB의 사용 패턴을 보시면, 평일에는 물론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에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TV가 타게팅 하는 주요 패턴이 이것이죠. 하지만, 오후 10시~11시에 생성되는 피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의 퇴근시간대와 그 높이가 비슷하죠. 게다가 토요일, 일요일의 패턴을 보시면 오후 10시~11시의 피크는 여전히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붉은색 선으로 표현된 지상파TV 패턴과 비교해서 보시면 왜 이런 패턴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TV의 피크는 저녁시간대부터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9시 뉴스시간대에 피크를 보이고 이후에 급속히 감소합니다.
이 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것이 DMB입니다. 즉, 가족들과 9시 뉴스까지 TV로 보고 나면, 개인적인 스크린으로 DMB를 보는 행태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집안에서요. 물론 숫자 자체가 너무 작아서 빅 트렌드라고는 절대 얘기하진 못하겠죠. 그냥 그런 행태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현재는 케이블TV나 인터넷의 패턴처럼 저녁부터 꾸준히 증가하다가 오후 11시쯤 피크를 보이고 취침에 드는 행태가 일반적인 퍼스널 스크린의 행태일 것입니다. 그 퍼스널 스크린의 일부가 모바일TV, 즉 TV의 세컨드 스크린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PC와 인터넷이 만들어낸 새로운 트렌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 즉 TV도 ‘퍼스널’의 니즈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바일TV의 주된 타겟은 ‘모바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요인들, 컨텐트, 사용성 등이 문제이지 ‘모바일’의 니즈가 여전히 큰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TV가 과연 무엇인가를 반문해 봅니다. TV가 뭔가 필요한 컨텐트를 애써 찾아내서 짬을 내서 보는 그런 매체던가요?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은 그저 재미를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그것도 아주 편하게 알아서 재미있는 컨텐트를 흘려주면 별 수고 없이 보고 싶어하는 그런 매체입니다. 그럼 모바일TV가 정말 그런 매체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링을 해보니,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시야 거리가 책은 30-40cm 이상, 모니터는 50cm 이상으로 권고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거리를 재 보아도, 휴대전화를 보는 거리는 30cm 정도가 적정하며, 무릎에 책을 올려놓거나, 모니터를 볼 때는 50cm 정도가 적정한 자세입니다.

시야거리 (m)

스크린사이즈 (inch)

0.0

0.0

0.1

2.4

0.2

4.8

0.3

7.3

0.4

9.7

0.5

12.1

그럼 눈의 피로를 최소화하는 모바일TV의 적정 거리를 30cm 정도로 상정해 봅시다. 스크린이 크면 클수록 몰입이 잘된다고는 하나 시야각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보통 몰입을 위한 시야각을 30도 정도로 보니까, 이 정도 거리에서 시야각 30도를 적용해 보면, 적정 스크린 사이즈는 7.3인치가 나옵니다. 딱 갤럭시탭 사이즈네요. 보통의 스마트폰 사이즈인 3.5-4인치라면 몰입을 위해서는 시야 거리가 20cm 이하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보통의 흔들리는 이동 중 상황에서 게다가 이렇게 가까이 봐야만 몰입이 되는 상황이라면 절대로 눈에 친화적인 시청 환경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잠깐잠깐 영상을 확인하는 용도가 아니라면, 편하게 뭘 시청하게 되는 상황은 절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럼 어느 정도 편한 상황을 고려해 봅시다. 의자에 앉아서 보게 된다면 무릎에 올려놓든지 하는 거리로 50cm를 적용해 보면, 몰입을 위한 적정 스크린 사이즈는 12.1인치가 나옵니다. 최소한 아이패드 이상은 되어야 하는 사이즈이지요. 무슨 얘기냐 하면, 모바일TV의 니즈와 시청 환경을 모두 만족하는 환경은 편하게 앉아서 12.1인치 정도의 스크린을 무릎에 올려놓거나, 정, 서서 스크린을 들고 보는 상황이더라도 최소 7.3인치는 되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적정 스크린 사이즈에 관한 고민은 지난 포스팅을 참조.
2010/09/09 적정 스크린 사이즈, 해상도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습니다. TV는 어차피 여유가 있는 환경에서 보길 원합니다. 뭔가 특정 컨텐트를 원해서 보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만, 항상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그럴 여유도 사실 없습니다. 그보다는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고 싶은 니즈를 TV가 해결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모바일TV는 이동 중의 짬을 분명히 채워주긴 하지만 이건 너무나 틈새입니다. TV의 니즈는 모바일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동 중’의 니즈가 아니라 ‘퍼스널’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의미 있어 보입니다.
iPad

(사진 출처: 애플)

TV의 미래는 이 ‘퍼스널 TV’가 더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TV가 아니고요. 인터넷 시대의 개인화된 미디어 삶은 이미 우리들의 현재입니다. TV도 아마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퍼스널 TV가 되고 인터넷과 더불어 ‘소셜’한 TV로도 진화할 수 있겠지요. 제 생각엔, 그래서, ‘스마트TV’에선 ‘스마트’의 거품을 빨리 빼고, ‘커넥티드’ TV로서 현재의 영상, 게임을 어떻게 잘 유통해 줄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퍼스널TV’에도 관심을 둬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지금까지의 모바일TV가 아니고, 타블렛 정도 크기의 이동성을 보장하는 개인화된 TV 스크린이 되어야겠지요.< (물론, 여기서도 컨텐트에 대한 얘기가 가장 중요하긴 합니다. 그건 별도의 큰 고민이 될 것 같네요.)

[게몽]
+ 아이패드 사용 패턴 관련한 중요한 통계가 있어서 덧붙입니다. Instapapaer와 유사한 ‘Read it later’라는 앱 사용자들이 실제 저장된 글을 언제 읽는지에 대한 통계인데, 그중 아이패드의 패턴 그래프가 아래와 같습니다.'Read it later' 아이패드 이용 행태
저녁 8-10시에서 피크가 있습니다. 퇴근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아이패드가 중요한 ‘퍼스널 스크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하나의 중요한 차트가 있습니다.'Read it later' 이용 행태 비교 (아이패드 보유자 vs. 비보유자)
아이패드 소유자와 비소유자간에 컴퓨터를 이용해 저장된 기사를 읽는 패턴을 비교해 본 챠트입니다. 점심시간 무렵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간에서 아이패드 소유자들의 컴퓨터 이용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특히 퇴근후 시간대 사용량 차이가 현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패드같은 타블렛류가 PC의 퍼스널스크린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겠습니다. 고로 TV도 ‘퍼스널’해진다면 이 타블렛이 가장 강력한 스크린 대안이 될 것입니다.
(Read it Later, via 아이뉴스24)

+ App 기반의 스마트TV에 대한 산업계의 부정적 견해는 다음 기사 참조.
Do People Really Want Apps on TVs? [WSJ]

Update: 2011.5.1.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글 서두에 [요약]문을 추가했습니다.

14 Comments

  1. 실제 올레TV 등에선 모바일과 연동되는 앱들이 나와있지요. 그것을 통해 퍼스널 TV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과 영상의 유통이라는 Device는 이미 킨들/아이패드 등이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므로 새로운 Device가 과연 이들과 어떤 차별화가 될지 의문입니다. 스마트 TV는 최근 스마트 시대에 TV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 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패드나 갤노트 등은 아직 사용법이 TV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킨들이 가장 근접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TV는 거실의 중심이고, 이를 점령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 등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읍니다. 문제는 personal Device와 TV와의 연동, 그리고 다른 가전과의 연동, 광고와 검색을 얼마나 쉽게 연동시키는지가 TV의 미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VOD가 당연시 되어 시간에 맞춰 TV를 보기보단 Content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TV가 변화를 이미 했읍니다. TV가 사용자를 인식해 관심있는 Contents 나 그 사람이 보던 Contents를 계속 볼 것인지 물어보는 인텔리전트한 TV나 TV 를 보면서 궁금한 점을 TV에 물었을 때 ,Q-slide나 사이드 창을 통해 그 정보를 제공하는 점

    이런 것이 TV의 미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페이스북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좋은 그룹을 만들어주시니 자주 들어가봐야겠네요.^^

  2. 참 Google TV 박스는 구입해서 쓰고 계신가요? 아무도 안해서 제가 페북 그룹에서 공구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써봐야 좀 더 좋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아서…

    • 미국 박스들을 다 구해서 써보고는 싶지만 중요한 서비스들을 완전히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미루고 있었습니다. 실은 구글tv나 애플tv나 차기 버전 정도가 좀 쓸만한 버전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뭐 좋은 조건에 공구가 진행된다면 참여할 생각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이렇게 TV쪽에 관심이 많으신줄 몰랐네요~^^

  3. 애고 댓글을 정리한다고 하나 더 올렸는데 이전 것들을 삭제할 방법이 없네요. 보시고 중복되는 건 삭제 부탁드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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