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가 휴대용 게임기로서 성공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석 기사를 읽었습니다.
아이패드, 휴대용 게임기로는 ‘글쎄?’ [ZDNet Korea]
크게 세가지 문제점을 들고 있는데, 첫째는 무게이고, 둘째는 조작 방식의 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장성이 문제랍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패드’는 휴대용 게임기보다는 e북 리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아이폰의 최대 성공요인인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이는 아이패드의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런데, 저는 생각이 좀 달라서, 아이패드가 또다른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이북 리더에 촛점을 맞춘 단말이라는 것은 굉장히 피상적인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패드가 도서업계와 신문, 잡지 업계와 전략적으로 제휴하며 이 분야에서 새로운 미디어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이패드는 단순히 이북 리더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은 아이패드의 스펙과 아마존 킨들의 스펙을 비교해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습니다. 킨들은 정말로 책을 읽기 가장 최적화된 단말이지만, 아이패드는 범용 단말입니다. 전자책 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iWork의 문서 작성까지도)이 가능한 단말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전자책도 단순히 책의 컨텐트만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효과를 부여한 전자책2.0 정도의 수준의 데모가 (출시도 전에) 여기 저기서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초기 아이폰의 전략이 어떻게 게임 단말로 넘어가게 되었는지를 봐도 단순한 분류법으로는 아이패드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아이폰은 초기에는 새로운 ‘전화기’임을 분명히 했고, 이후 ‘인터넷 디바이스’라는 인식의 전환을 거쳐, ‘모바일 게임 단말’이라는 골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아이폰의 게임 단말이라는 컨셉에 대해 (PSP나 NDS와의 비교를 통해) 굉장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이패드도 전략은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범용 단말이 가질 수 있는 이점을 다 누릴 것입니다. 물론 ZDNet이 주장하는 바의 문제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이패드이기때문에 더 잘 표현되고 조작될 수 있는 게임도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죠.
스타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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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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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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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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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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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들고다니는 모바일이라기 보다는 (잡스 형님도 앉아서 데모를 했듯)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무릎위에서 즐기는 포터블 스크린에 가깝습니다. 이런 스크린에 멀티터치로 위 게임들이 얼마나 잘 표현되고 조작되겠습니까? 오히려 이런 게임들은 PSP나 NDS보다 더 잘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일단 훌륭한 플랫폼이 나오기만 하면, 세상에는 정말 머리좋은 개발자들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음을, 아이폰의 사례를 통해 이미 일고 있지 않습니까.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게임들도 아마 봇물처럼 터질지도 모르지요.
저는 아이패드의 게임 단말로서의 높은 가능성에 한표 하겠습니다.
[게몽]
+ 멀티터치 RTS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영상 하나 링크합니다.(via gizmag)
Update: 2011.7.29.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EA “게임 플랫폼 중 아이패드가 최고속 성장" http://t.co/DBxUoQk 아이패드 첨 나왔을 때, 게임기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기사 http://t.co/sIP9dLc 그리고 거기에 반박했던 제 글 http://t.co/ajYrd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