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새로운 더미 터미널의 시대로

PC통신 시절에 더미 터미널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던 미니텔(Minitel)이라는 단말이 대표적인 제품인데, KT(당시 한국통신)에서도 전화 가입자가 전화국에 가서 신청을 하면 전화선에 물려 PC통신만 할 수 있는 더미 터미널을 무료로 대여해 주기도 했었죠. 제가 갑자기 고리타분한 PC통신 시절을 떠올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제 Chumby One의 출시 소식 이후, 또 다른 형태의 단말에 대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Hikari iFrame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저렴한 버젼의 타블렛 PC라고 소개되어 있는 Hikari iFrame이라는 단말인데, PC라기 보다는 이름에서 풍기듯이 디지털액자 느낌이 나는 ‘Chumby류’라고 생각되더군요.(via CrunchGear)

잠시 그 시절 그 물건이 연상이 되더군요. 그래서 옛 기억을 더듬어 위키피디아에서 ‘미니텔‘을 찾아냈습니다.
서비스의 모양새는 확연히 다릅니다만, 그 본질은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됩니다. 예전의 더미 터미널이 무거운 PC의 가벼운 단말 버젼이었다면, Chumby류가 이제 그 역할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무거운 단말이 분명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무거운 만큼 시장의 움직임도 좀 둔한 감이 있습니다. (MID다 타블렛이다 다양한 폼팩터를 시험하고 있는 PC시장을 보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술의 발전이라기 보다는 한계에 빠진 시장의 몸부림 정도로 인식됩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추가적 구매 비용의 한계는 몇십만원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물론 단말의 목적성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요) PC의 업그레이드 대체 주기를 단축시킨다거나 세컨드 PC를 사도록 하는 방법으로는 추가적인 매출을 획기적으로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럼 다시 이런 가벼운 단말은 어떨까요? 네트워크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예전의 PC통신이라는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했던 더미 터미널의 실패 요인은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 이제 때가 된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무거운 성능 위주의 단말 경쟁이 아닌, 소비자 요구 수준에 딱 맞는 가벼운 단말이 향후 단말 시장의 큰 한 축이 되는 때 말입니다.

[게몽]

Update: 2011.6.27.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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