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텐트의 해법은 결국 아날로그적 경험

디지털 컨텐트 관련한 소식들 중 2가지 뉴스가 눈에 띕니다. 하나는 애플이 새로운 iTunes 9의 기능으로 “iTunes LP”라는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고, 또 하나는 영국 테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가 “Virtual DVD”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언뜻 보면 서로 상관이 없어 보이는 뉴스들 같지만, 들여다보면, 비슷한 개념이라는 서비스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iTunes LP”는 앨범 단위로 음원을 구매하면, 커버 아트, 노래 가사 등 부가적인 정보들이 제공된다는 것이고, “Virtual DVD”라는 것도 DVD의 보너스 트레일러 등 부가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 서비스들이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디지털에서 줄 수 있는 온라인 정보들도 포함해서…)

즉, 아날로그적으로 앨범이나 DVD를 구매해서 즐기는 경험을 디지털적으로도 제공을 하겠다는 말이지요. 결국, 디지털 컨텐트의 유통방식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날로그적인 경험에 있을지 모른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입니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더 생각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전에도 언급을 한 바 있는 “First Sale Doctrine“이라는 소비자들의 전통적인 미디어 소유 관념(자신이 소유한 물리적인 책, CD, DVD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아닌 “소유”의 관념)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입니다.

디지털 컨텐트의 특성상 소비자들은 컨텐트를 카피하고 뿌려대는 것에 익숙하고, 이를 막고자 함이 컨텐트 제공자들의 관심사입니다. 둘 사이의 관계는 법으로 하든, 기술적으로 하든, 도저히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아날로그 세상에서는 타협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First Sale Doctrine”이지요. 디지털 컨텐트의 해법은 바로 여기, 아날로그적 관념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DVD나 블루레이, 그리고 게임팩같은 형태로 디지털 컨텐트가 유통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것이 아직 소비자들에게 먹히는 관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물리적 매체가 아무리 저렴하게 공급이 된다고 하더라도, 디지털의 특성상, 다양한 컨텐트에 다양한 환경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블루레이가 옵티컬 매체 전쟁의 승자가 되었지만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물리적 매체는 궁극적인 솔루션은 아닙니다.

“Virtual DVD”라는 명칭이 자꾸 눈에 밟힙니다.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버츄얼한 형태로 구현되는 것이 정석인지라 “Virtual DVD”라는 명칭이 꽤 그럴싸해 보입니다. 물론, “iTunes LP”나 “Virtual DVD”는 아날로그적인 음반과 DVD의 정보적 경험을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데 촛점이 맞춰 있지만, 그것이 아날로그적인 소유의 개념으로 확대된다면-그러니까 말하자면 “Virtual Ownership”, 뭔가 해법이 되지 않을까요?

[게몽]

 

Update: 2012.12.16.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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