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그 다음

옵티컬 디스크 포맷 전쟁이 끝났지요. Sony의 Blu-ray가 최종 승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일에도 승자로 남아 있을까요?
CD나 DVD는 어떻게 될까요? 모두 Blu-ray로 바뀔까요?

저는, “Blu-ray는 과도기적 저장매체일 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한 번 봅시다. 플래쉬 메모리, BitTorrent를 비롯한 다른 모든 불법 카피들. 이런 것들이 현실입니다. 광학 기계 장치는 말하자면, 지난 세대의 유물입니다. 보다 컴팩트하고 진동이나 소음도 없고 전기도 적게 먹는 플래쉬 메모리가 개인 저장매체의 해답이 될 것이고, 아울러 웹 스토리지나 스트리밍 미디어가 소비의 광역화를 지원해 주게 되겠지요.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First Sale Doctrine”입니다. 즉, 책이나 DVD 처럼 저작물이 물리적인 매체로 판매되는 경우, 저작권 자체는 저작자가 계속 보유를 하지만, 저작물의 배포권은 구매자에게 넘어가는 것이지요. 다시말해, 책이나 DVD를 일단 구입하면, 내가 그것을 다 보고 다른 사람한테 되팔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저작물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디지털 저작물들이 불법으로 카피되는 현실은 바로 이런 물리적 매체가 없이도 저작물이 쉽게 취득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이상 배포권을 소비자들에게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소유 개념의 혼란이죠. 전통적인 소유 개념이 라이센스 개념으로 넘어가면서 관념의 저항에 부딛히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마도) Blu-ray같은 매체는 당분간 존재할 것입니다. 컬렉션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채워줘야 하니까요. 그들이 원하는 것은 Ownership이지 License가 아닙니다. 아마도 공들인 예술적 커버 디자인이나, 메이킹 필름같은 부가 트랙, 또는 한정판같은 차별화를 통해 불법 카피와 다르다는 위안을 삼겠지요.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Blu-ray같은 광학 디스크는 정말 비효율적인 시스템입니다. 물론, 아직 가격 경쟁력면에서는 월등한 우위에 있긴 합니다. 그게 실은 유일한 경쟁력이죠. 하지만 현재의 가격 경쟁력이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증기기관차는 전동차로 대체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기술의 수순입니다. 게다가 소수의 수집가 시장에서 그 생명력을 이어나가기란 더더군다나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광학디스크의 그 다음을 “First Sale Doctrine”이라는 일반 대중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이용해서 풀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디스크의 후계는 당연히 플래쉬메모리가 될 것이되, “First Sale Doctrine”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요.

어떻게요?

  1. 물론 Secure는 기본
  2. 현재의 짧은 수명을 대폭 늘리고,
  3. 고품질 충격에 강한 외장 패키지,
  4. 고급스럽고 공들인 예술적 커버 패키지

로서, 저작물이 저장된 플래쉬메모리 패키지를 유통하는 것이지요.

아마, 첨단 보안기술과 우수한 패키징 디자인이 만나야 할 것입니다. 아마 삼성같은 메이저 메모리제조회사와 유통업체가 작당을 해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저는 정말 뛰어난 작품들은 “소장”하고 싶습니다. 볼 수만 있는 라이센스말고요.

[게몽]

 

Update: 2012.12.16.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Send to Kindle

의견 남겨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