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에서 분사한 아이디어 기업, Ambient Devices

[요약] MIT에서 분사한 Ambient Devices사는 날씨, 시간, 교통정보 등 ‘주변적 정보(ambient information)’를 표시해주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페이저망을 이용한 자체 ‘ambient information network’으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가공, 제공하는 뛰어난 아이디어 회사입니다.


Ambient Devices 사는 미국 Massachusetts주 Cambridge에 본사를 둔 네트워크 디바이스 를 설계 및 마케팅하는 회사로 2001년 설립되었습니다. David L. Rose, Ben Resner, Pritesh Gandhi가 설립자이며, MIT Media Lab에서 분사(spin-off) 했습니다.(MIT Media Lab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MIT Media Lab에서 분사한 기업은 총 57개가 있다고 합니다.) MIT Media Lab의 창시자이자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저렴한 노트북을 제공하자는 OLPC(One Laptop Per Child)를 주창하고 있는 Negroponte 같은 쟁쟁한 사람들이 이사회에 포진되어 있는 것을 보면, 보통의 디바이스 중소기업하고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제가 이 기업을 굳이 아이디어 기업이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는 MIT라는 배경 때문은 아닙니다. 이들이 주창하고 있는 개발 철학과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상품들을 보면 수긍을 하실 겁니다.
Ambient Concept에 이들의 기본 철학이 있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시죠.

왼쪽의 PC로 대변되는 “Pull”형 정보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방법입니다. 사용자가 애를 써서 찾아야 하는 단점이 있지요. 오른쪽에 핸드폰으로 대변되는 “Push”형 정보는 중간에 끼어들어 방해를 받습니다. 귀찮지요. 그럼 답이 무엇이냐? 바로 중앙의 “Ambient”형 정보라는 겁니다. Seamless하게 정보를 integration하는 것, 바로 도처에 정보가 공기처럼 존재하는 것입니다.

우선 이 회사의 Ambeint Information Network을 살펴보겠습니다. 디바이스 회사에 왠 네트워크냐 하겠지만, 사실 이 회사의 핵심은 이 네트워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은 사이즈의 무선 데이터라도, 단순하고, 힐끗 볼 수 있는(glanceable) 디바이스에 전달된다면 가치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개념인데요, 예를 들어, 날씨, 주가 정보, 교통상황, 스포츠 결과 같은 것을 생각해 보시죠. 데이터 사이즈는 얼마 안되지만, 이런 것들이 사용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없이 전달될 수 있다면 단순하지만 실용적인 것이 될 수 있겠지요. 이런 것들을 위해 천문학적인 무선 데이터 망을 구축하는 것은 정말 바보겠지요. 이 회사가 이용하는 것은 바로, 한때는 전세계 무선통신의 첨병이었지만, 지금은 병원같은 특수한 직종의 직업인들만이 사용하는 페이저(일명 삐삐) 망입니다. 미국 최대의 페이저 망 회사인 USA Mobility의 망을 빌려 운영하고 있는데, 큰 돈 들이지 않고 미국 지역의 90%를 커버하는 아주 효율적인 망을 구축한 것입니다. 이 네트워크는 마치 FM 방송에서 음악을 방송하듯이 데이터를 방송합니다. 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정밀한 전력 제어 기술이 필요한 고가의 양방향 휴대폰과는 달리, 엄청나게 단순하면서도 저렴하고 전력 소모도 적은 “네트워크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위 그림은 Ambient Platform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정보들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존재하는 정보들이고 이를 Ambient 환경에 맞게 잘 가공하여 Ambient Information Network을 통해 해당 디바이스에 전달해 줍니다. 정보를 만들어내는데 큰 수고가 있지도 않고(현재 약 64개 채널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무선망을 구축하는데도 비용이 거의 없으니, 당연 소비자에게는 거의 무료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Ambient Devices는 네트워크에서부터 컨텐츠 수집, 디바이스 뿐 아니라, 칩셋 및 구현 솔루션을 전부 가지고 있는 종합 솔루션 회사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이 회사의 Datacast decoder 칩셋으로 날씨 예측 구동 엔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을 가지고 다른 장비 제조사는 자신의 디바이스에 이런 기능을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Business 2.0 매거진의 “How to Ride the Fifth Wave“라는 2005년도 기사를 보면, Ambient Devices를 Computing 산업의 Fifth Wave의 대표 주자로 소개한 내용이 나옵니다. 1960년대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필수 비지니스용 도구로 발전하게 된 것이 1st wave이고, 1970년대로 미니컴퓨터의 보급이 확산된 것이 2nd wave, 1980년대 애플을 위시한 개인용 컴퓨터의 비약적인 발전이 된 3rd wave, 그리고 1990년대 네트워크와 인터넷으로 인해 분산된 컴퓨터가 확산되게 된 4th wave. 이를 이은 5th wave는 바로 저렴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디바이스와 저비용의 어디에나 존재하는(omnipresent) 네트워크, 그리고 오픈 스탠다드의 삼박자를 통해 등장하게 되는 All the time, everywhere 컴퓨팅을 말하는데, 이를 잘 실현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가 바로 이 Ambient Devices라는 겁니다.
물론 이런 방식의 네트워크가 이것이 유일한 것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정말 안 끼는데 없는 회사지요)의 SPOT이라는 개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Smart Personal Object Technology의 약자로, 시계같은 몸에 지닐 수 있는 네트워크 디바이스를 통해 날씨같은 생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개념입니다. 여기 활용되는 네트워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구축 운영하는 FM sub-carrier를 이용한 무선망인 DirectBand입니다. 이 망을 이용한 서비스 사이트인 MSN Direct를 살펴보면, 시계, 커피머신, 네비게이터등의 디바이스에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나와있는데, 처음 이 개념을 들고 나왔을 때보다는 시들해져서,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속 밀고 있는지는 좀 의심스럽긴 합니다. 실제 Suunto같은 회사에서 SPOT 기능의 시계를 출시했었으나, 조용히 단종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한가지 더 예를 들면, Clear Channel Radio라는 라디오 방송 회사에서도 교통정보 데이터를 HD Radio 망을 통해 전달해 주는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보도자료를 최근 내기도 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MSN® Direct Service를 활용한 Suunto n3. 현재는 단종되어 있습니다. (출처 : Suunto)

뭐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제품으로 다가가는지는 회사마다의 차별성이 있을 겁니다. Ambient Devices를 아이디어 회사라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에 있습니다.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사진 자료의 출처는 모두 Ambient Devices)


Ambient Orb

이 회사의 첫 상용 제품인 Ambeint Orb는 여러가지 색깔의 빛을 내는 계란 보양의 디바이스 입니다. 그냥 단순히 인테리어 효과를 위해 빛을 내는게 아니라 빛의 색깔 자체가 정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색깔에 따라 증시현황, 교통상황정도, 환경오염정도, 날씨 등을 나타내 주는 것입니다.
Energy Orb라는 스페셜 버젼은 전기,가스같은 시설망의 부하를 체크하여 수요를 관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Ambient Umbrella

비가 올것으로 예측이 되면, 우산의 핸들 부분에서 빛이 납니다. 우산 가져가는 것을 잊지 않겠지요?


Energy Joule

현재 댁내에서 사용한 에너지 및 가격을 보여줍니다. 전원 아울렛에 꼽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제품인데, 데이터는 에너지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줍니다.


Weather Watcher

현재 날씨는 물론 향후 5일간의 날씨 예보를 보여줍니다. 스스로 자체 시계 세팅도하고, 낙뢰 경보, 풍향, 최고/최저 온도 등을 보여줍니다. 스탠드 형으로 세워둘수도 있고 마그네틱이 있어서 냉장고 같은 곳에 붙여둘 수도 있습니다.


Market Maven

Weather Watcher의 증시현황판 버젼이라고 할까요? 실시간 다우존스지수, 나스닥지수, S&P500 지수를 표시합니다.역시 마그네틱으로 붙일 수 있습니다.


Weather and Information Center Refrigerator

혹시 저의 다른 글을 읽으셨던 분이라면 왜 또 냉장고냐 하시겠지만, 이건 LG에서 Ambient Devices의 네트워크와 솔루션을 채용한 냉장고 입니다. (실은 그 냉장고 프로젝트와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습니다만.) 왼쪽 문 위에 조그마한 디스플레이에 실시간 날씨 정보가 나옵니다.

* 끝맺음
현재는 컨버젼스 시대라고 합니다. 유비쿼터스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트렌드가 무엇이냐, 유행이 무엇이냐가 아니고, 정말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가 될 것입니다. 컨버젼스라고 해서 이것 저것 다 짬뽕해서 거대한 몬스터 기계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유비쿼터스라고 해서 비싼 데이터 네트워크 요금에 벌벌떠는, 그런 건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제가 앞뒤 잘 안 맞는 이런 긴 글을 주저리 주저리 써가면서 이 회사를 알리고 싶은 이유가 바로 이 것입니다. 설사 답은 아닐지라도 큰 시사점을 주지 않습니까? [ g e m ☼ n g ]

Update: 2011.6.26.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글 서두에 [요약]문을 추가했습니다.

3 Comments

  1. […] 같은 가전제품에도 적용될 수 있는 플랫폼이었습니다. 비슷한 솔루션으로 엠비언트 디바이시즈(Ambient Devices)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MIT 미디어랩에서 분사한 회사인데, SPOT과 비슷한 […]

의견 남겨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