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검색을 통한 바로 가기 UI

우분투(Ubuntu) 12.04 버전이 릴리즈 되었습니다. 우분투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버전에서 HUD 스타일의 키보드 입력을 통한 메뉴 이동 UI에 대해 밀고 있다고 합니다. PC뿐이 아닙니다. 다음TV에도 비슷한 UI가 적용되어 있죠. 키보드 입력을 통해 바로 가기 기능을 하는 사례들을 짧게 정리해봅니다.

HUD를 헤드 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의 약자로, 원래 전투기 캐노피 전방 유리창에 각종 계기 정보를 디스플레이하는 방식입니다. 일촉즉발의 전투 상황에서 시선을 계기판으로 옮겨가지 않고 전방에 고정하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죠. 요즘은 자동차 계기나 내비게이션 등에도 적용되고 있죠. (이에 대해 전에 포스팅했던 글 참조.)

우분투가 이번에 적용했다는 HUD 인터페이스는 기존에 상단에 메뉴 바가 있고 각 메뉴가 드롭다운 되어 내비게이션을 하던 방식을 벗어나, 검색창을 현재의 작업 화면 위에 반투명 오버레이 시키고, 여기에 메뉴명을 넣기 시작하면 구글 검색의 검색어 예측 시스템처럼 목적 메뉴 항목을 제시하여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Ubuntu HUD Interface
Ubuntu HUD Interface

이런 UI 자체는 그리 참신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맥용 알프레드(Alfred)라는 앱은 (비록 HUD스럽진 않지만,) 더 확장적인 기능을 제공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런칭한다든지, 웹 검색이나 파일 탐색, 심지어 계산기나 사전 기능까지 통합적인 검색 창 역할을 하고 있죠.

Alfred App for Mac
Alfred App for Mac

이런 UI가 필요하게 된 것은 마우스 이동과 클릭으로 원하는 정보의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번거로울 정도로 경로가 복잡하고 많거나, 기존 작업 창의 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정보 취득이나 이동을 하려는 목적이겠죠.

문제는 해야 할 일은 많고 복잡한데, 이에 비해 마우스 액션은 따로 버튼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바로 가기가 어렵다는 것, 그런 버튼을 무한정 만들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비스의 접근성을 UI의 효율성으로 극대화시키려는 시도인데, 실은 PC에서는 그리 큰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대두하고 있는 TV UI가 더 심각합니다. 4방향 D-Pad가 표준인 TV에서 많은 서비스와 컨텐트를 넣어도 거기까지 도달시키는 것이 너무나 큰 장벽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TV에서도 D-Pad UI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고육지책으로 나오는 것이 바로 쿼티(QWERTY) 자판입니다. 그리고 우분투가 채택했다는 HUD 스타일의 검색창이 구글TV UI에 이미 도입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보입니다.

Google TV Search
Google TV Search

방송이나 동영상 시청 중, 해당 화면을 블랙아웃 시키지 않고, 검색 화면을 반투명 오버레이 해서 동영상, 채널, 애플리케이션, 웹 등의 검색 결과를 통합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번에 출시된 다음TV에서도 이와 거의 동일한 UI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Daum TV Search
Daum TV Search

그런데, 이 UI의 핵심은 HUD 같은 디스플레이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물론, HUD 방식이 사용자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등 여러 면에서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은 됩니다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최단 접근성(또는 접근 효율성)에 있습니다.

IKEA UPPLEVA Remote
IKEA UPPLEVA Remote

사실 TV UI에서 별 쓸모 없어 보이는 숫자 키를 리모컨 설계자들이 쉽게 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채널 전환을 업/다운이 아닌 채널 번호로 바로 이동하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 심플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키아(IKEA) 우프리아바(UPPLEVA)의 리모컨조차 이 숫자키는 결국 빼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시죠.

그러나 쿼티 키보드 입력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불편한 TV 리모컨은 더 하지요. 검색어를 완료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미리 검색어를 예측하여 제시하는 방법이 보편적입니다. 그리고 검색 결과의 대상도 특정 영역에 국한되기보다는 구글처럼 여러 영역의 결과를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겠지요. 물론 이런 방법을 사용하려면, 사용자의 이용 행태를 잘 분석하여 원하는 서비스나 컨텐트가 먼저 표시될 수 있도록 잘 구성할 수 있는 알고리즘 기술이 핵심 역량이 되겠죠.

그런 점에서 보면, 다음TV의 UI는 절반의 접근만 한 셈입니다. 검색어를 다 치고 엔터를 치고 나서야 ‘동영상’ 결과를 보여주는 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차별화가 되는 핵심 역량은 바로 그 나머지 반에 있다는 사실은 조금은 불편한 진실입니다.

 

[게몽]

 

+ Ubuntu, Mark Shuttle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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