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PC, 휴대폰의 미래는?

디지털 시대의 개인 타깃 상품은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이 전부라고 말해도 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산업화, 정보화가 가져다 준 개인들의 잉여 시간이 엔터테인먼트라는 또다른 거대 시장을 생성하고 있고, 사람들간의 연결성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은, 역설적이게도, 산업화, 정보화가 개인들에게 잉여 시간을 준 것이 아니고, 시간내 노동 강도를 극대화하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단위 시간 당 생산성을 높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개인들이 받는 업무적 스트레스를 폭증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풀기 위해 여가 시간의 엔터테인먼트에 목을 매는 것입니다.
또한 경쟁적이고 기계화된 시스템으로 인해 정상적이고 전통적인 인간관계 형성이 어렵게 됨에 따라, 낙오자로 전락하지 않으려는 마지 노선으로 잡고 있는 동아줄로서 커뮤니케이션의 상품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동의하지 않으시겠지요?
비관적이든 낙관적이든,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디지털 상품 카테고리라는데는 이견이 없으시겠지요. 그리고, 이 상품들은 최소한 제가 죽기 전까지는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군림하고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을 계획성없이 막써가다보니, 할려는 얘기는 안하고, 쓸데없는 여담만 늘어놓고 있군요)

 


3 Screen(TV, PC, 휴대폰)의 미래


이 디지털 상품들이 현재 소비자들에게 펼쳐져 있는 3대 스크린은 바로, TV, PC, 그리고 휴대폰입니다.
이들 스크린의 지금까지의 포지셔닝은 각각 방송, 컴퓨팅, 전화라는 분명한 각자의 역할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만, 요즘 돌아가는 트렌드를 보면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떠들어 대고 있는, “Convergence”와 “Ubiquitous”라는 말로 대변되고 있는 변화지요. 바로, 각자의 역할 경계가 모호해지고, 서비스 Contact의 중심이 스크린이 아니라 소비자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3 Screen의 변화가-흔히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비단 “다기능[Convergence]의 휴대형[Ubiquitous]” 단말의 등장으로 단정짓고 싶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Screen과 Core의 분리와 연동”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즉, Screen에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Core (Processing part)는 특정 스크린에 묶여 있지 않게 될 것입니다. 현재처럼 TV화면은 TV튜너(또는 셋탑)로부터, PC모니터는 PC로부터, 휴대폰액정은 모뎀으로부터만 표현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은 말 그대로 스크린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가 최소화될 것이며, 따라서 분리된 Core와의 네트워킹이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될 것입니다. 실제로는 충분한 스크린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이 분리된 Core라는 것이, 포괄적인 프로세싱 유닛이라기보다는 저장장치나 외부망 접속 등과 댁내 네크워킹의 센터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에 집중될 것이고, 스크린 자체의 성능 향상을 위해 기본적인 스펙 사양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3가지 스크린이 공유할 수 있는 기능들이 Core로써 분리되어 집중될 것(즉, Screen과 Core의 분리)이고, 각 스크린의 디스플레이/네트워킹 능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는 것(즉, Screen과 Core의 연동)입니다.

 


공통 분모로서 Core의 분리와 집중


그럼, Core의 형태는 어떻게 될까요? 지금까지의 시장의 접근은 선구자가 셋탑박스이고, 뒤를 잇고 있는 것이 PC와 게임 콘솔 정도로 보여집니다. 물론, 기존의 TV같은 것도 스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 본격적이진 않습니다.
아직은 어느 것도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TV라는 Main Screen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최소한 TV를 중심으로한 Core의 접목이 가장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으며, 다음의 두가지 형태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1. Media PC (a.k.a. Ultimate Media Box)
2. Ultimate TV

중요한 점은 이런 접근법이 이제까지 없었던 것이 아니고, 또한 성공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정말 방향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주변의 의구심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의 실패 요인이, 방향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 수준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 Core는 3가지 스크린의 공통 분모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값비싼 얼리용 가젯이 될 뿐입니다. 자, 그래서, 이제 Screen의 형태가 중요해 집니다.

 


소비 행태 구분으로서의 3 Screen의 건재


Screen의 형태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3가지 Screen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 스크린들이 합쳐지거나 새로운 스크린이 등장하거나 하는 변화를 보일까요? 저는 그리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신, 스크린의 관점에서 재 분류는 필요하겠습니다. 즉,

1. 주 스크린 (현재의 TV 영역)
2. 보조적 스크린 (현재의 PC 영역)
3. 이동형 스크린 (현재의 모바일 영역)

입니다. 이들 스크린의 역할은 지금처럼 서비스의 영역 분할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소비 행태로 구분될 것입니다. 공유되는 Core를 통해 동일한 서비스를 소비하되, 그것이 거실에서 편하게 사용하는 것이냐, 공부방이나 제한적 이동이 가능한 제2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것이냐, 또는 밖에 나가서 사용하는 것이냐의 구분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각각의 소비 행태는 제가 볼 때는 쉽게 변화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실의 주 스크린은 그야말로, 서비스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고화질의 대형 스크린으로, 최상의 서비스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조적 스크린은, 주 스크린으로 가족이라는 공통 시청자에 속해야 하기 보다는, 개별적인 소비 행태의 스크린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과, 전혀 다른 멀티 태스킹이 필요한 환경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동형 스크린의 필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래서, 약간의 예외적인 경우는 있겠지만, 이 스크린의 설치 형태는 “Fixed” 주 스크린, “Portable” 보조 스크린, “Mobile” 이동 스크린이 될 것입니다.

 


Screen도 중요하고, Core도 중요하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부분은, 이 구분이 소비 행태의 구분이지 서비스의 구분이 아니라는 것, 그러니까 이 스크린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주 스크린이든, 보조 스크린이든, 이동 스크린이든, 모두 지금의 TV, PC, 휴대폰의 역할을 동일하게 수행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공통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Core가 있어야 하고, 그것은 댁내, 아마도 디지털 소비의 핵심인 현재의 TV 중심으로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TV, PC, 핸드폰의 산업군에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Core가 하나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스크린이 TV, PC, 휴대폰의 구분없이 또 하나의 큰 산업군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모바일만 잘 만든다는가, TV만 잘 만든다는가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이 것들이 어떻게 잘 융합될 것이가가 중요해 집니다. 아마, 이런 큰 그림하에서 Mobile이든 TV든 PC든 개발/생산 업체를 잘 소싱하여, 목적하는 시스템 구성을 잘 조달할 수 있는 Major들이 가장 유력한 Player가 되겠지요.
한 두가지의 단말로 Convergence니 Ubiquitous니 하는 사업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실패하고 있는 업체들의 뒤를 그대로 따라 낭떨어지로 가고 있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 g e m ☼ n g ]

 

+ Update: 2012.2.29.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포스팅 시각은 원문과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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